수술 직후 가장 기대했던 순간 중 하나는 바로 “밥 먹는 날”이었습니다.
처음에는 물도 마음대로 못 마시고 계속 금식 상태라 입이 너무 심심했습니다. 그래서 죽 식사가 시작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행복했습니다.
이번 글에서는 간이식 공여자 수술 후 식사 과정과 병원 생활, 회복하면서 느꼈던 변화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.
수술 후 첫 식사 시작
저는 수술 이틀 뒤부터 죽 식사를 시작했습니다.
처음에는 위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, 생각보다 회복 속도가 빨랐습니다.
간호사 선생님께서는 공여자는 특별히 금지되는 음식은 많지 않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.
특히 죽식을 시작한 날부터는:
- 요거트
- 요구르트
- 과일
- 음료 같은 액체류
등은 먹어도 괜찮다고 하셨습니다.
그래서 바로 가족에게 부탁해서 요거트와 과일을 사다 먹었습니다.
수술 후 처음 먹는 음식이라 그런지 정말 행복했습니다.


간이식 수술 후 피해야 하는 음식
병원에서는 액기스 종류는 당분간 피하라고 하셨습니다.
건강원에서 먹는 한약 액기스나 농축액 같은 것들은 간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 한동안은 조심하는 게 좋다고 들었습니다.
대신 일반 식사는 크게 제한하지 않았습니다.
생각보다 “이건 절대 안 된다” 같은 음식은 많지 않았습니다.
죽에서 일반식으로 바뀐 과정
저는 가스 배출과 배변이 빨라서 회복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하셨습니다.
그래서 의료진이 원하면 일반식으로 빨리 바꿔도 된다고 했지만, 저는 그냥 죽이 더 편해서 3일차 까지는 죽을 먹었습니다.
식욕 자체가 엄청 좋은 상태는 아니어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죽이 더 잘 들어갔습니다.
그러다가 수술 4일 차부터 일반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.
병원 식사는 생각보다 깔끔했고 단백질 위주로 잘 나왔습니다.
다만…
두부가 정말 자주 나왔습니다.
평소에는 두부를 엄청 좋아했는데 병원에서 하루 세끼 가까이 보다 보니 한동안 두부 생각도 하기 싫어졌습니다.
퇴원할 때는 가족한테 “이제 두부 안 먹는다” 선언까지 했는데, 집에 가자마자 음식 속에 숨어 있던 연두부를 발견하고 결국 웃으면서 먹었습니다.


커피는 언제부터 가능할까?
저는 평소 커피 없이는 못 사는 사람이었습니다.
그래서 죽식을 시작하고 하루 정도 지나서 바로 물어봤습니다.
“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셔도 되나요?”
생각보다 답변은 쿨했습니다.
“드셔도 됩니다.”
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커피를 사러 갔습니다.
간호사 선생님마다 빵은 조금 의견이 달랐는데, 바로 먹어도 된다는 분도 있었고 하루 정도 더 지나고 먹으라는 분도 있었습니다.

병원 생활 중 가장 좋았던 공간
제가 입원했던 기간 동안 가장 좋아했던 장소는 병원 신관 7층의 옥외 휴게실이었습니다.
커피 들고 바람 쐬러 나가면 기분이 정말 좋아졌습니다.
특히 오랜 시간 병실 안에만 있다가 밖 공기를 마시면 “살아 있구나”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.
걷기 운동도 할 겸 병원 내부와 야외를 많이 돌아다녔는데, 병원에서 보이는 강뷰도 생각보다 정말 예뻤습니다.
낮 풍경도 좋았지만 저녁에는 외래 환자도 줄어들어서 훨씬 조용하고 편안했습니다.

비누방울 하나에도 행복했던 시간
입원 전에 혹시 몰라 챙겨갔던 비누방울도 기억에 남습니다.
별거 아닌데 병원 밖에서 비누방울 불면서 잠깐 앉아 있으면 그 시간이 그렇게 힐링이 됐습니다.
수술 전에는 그냥 짐처럼 챙겼던 건데, 막상 병원 생활 중에는 유치하지만 정말 큰 리프레시 시간이 됐습니다.

수술 직후 생리까지 겹쳤던 상황
사실 수술 전에 가장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생리 날짜였습니다.
딱 수술 시기와 겹칠 것 같아서 피임약으로 조절 가능한지 미리 문의도 했었습니다.
그런데 수술 전 금식과 일정 때문에 약 복용이 애매해서 결국 그대로 진행하게 됐습니다.
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…
간이식 수술 다음 날 정확하게 생리가 시작됐습니다.
몸 상태도 힘든데 생리까지 겹치니까 솔직히 조금 정신이 혼미했습니다.
그 와중에 “내 몸 진짜 건강하긴 하다…”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.
매일 기록해야 했던 식사량과 배출량
식사를 시작한 뒤부터는 먹은 양과 배출량을 매일 기록해서 제출해야 했습니다.
예를 들면:
- 식사 50% 섭취
- 커피 300ml
- 과일 몇 조각
이런 식으로 세세하게 적었습니다.
저는 포도 한 알 먹은 것도 다 적었습니다.
회복 상태를 체크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고 하셨습니다.
간병인은 꼭 필요할까?
개인적으로는 가능하다면 가족 보호자가 직접 간병해주는 게 가장 좋다고 느꼈습니다.
아무래도 환자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작은 변화도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.
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.
병원에서 간호·간병 통합 서비스를 이용하는 환자분들도 꽤 많았는데,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만족도가 괜찮았습니다.
보호자가 상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미리 신청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.
다음 이야기
다음 글에서는 퇴원 후 실제 회복 과정과 흉터 변화, 어깨 통증, 피부 트러블, 일상 복귀 과정에 대해 자세히 적어보려고 합니다.
퇴원하면 끝일 줄 알았는데, 집에 와서 시작되는 회복도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습니다.
▶ 5화에서 계속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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